불면
몸은 천근인데 머리는 말똥말똥, 휴대폰만 보다 새벽을 맞는 밤. 할매는 잠자리로 걱정을 끌고 가는 버릇부터 손본다.
👵 할매 잔소리
눈 밑이 시커먼 게 판다가 다 됐구나 이 화상아. 어젯밤에도 새벽까지 말똥말똥했제? 할매가 사십 년 새벽 장사를 해서 잠이라면 도가 텄다. 새벽 네 시에 일어나려면 초저녁에 무조건 자야 했거든. 그런 내가 보기에 니 문제는 딱 하나다. 니는 잠자리에 몸만 눕히는 게 아니라 오늘 걱정, 내일 걱정, 십 년 뒤 걱정까지 싹 다 이고 눕는 기라. 이부자리가 무슨 걱정 사무소가. 그러니 몸은 자자 카는데 머리가 야근을 하지. 그라고 그 휴대폰. 자야지 카면서 손에 꼭 쥐고 있는 그 등불 말이다. 눈에다 대낮을 쏘아대면서 잠이 오길 바라는 건, 국밥 끓이면서 안 뜨겁길 바라는 격이다. 잠들기 한 시간 전엔 휴대폰을 딴 방에 유배 보내라. 걱정이 몰려오거든 종이에 적어라. 머리에 담긴 걱정은 밤새 뱅뱅 돌지만, 종이에 적힌 걱정은 얌전히 아침을 기다린다. 적어놓고 내일의 니한테 넘기는 기다. 오늘의 니는 퇴근이다. 잠 못 자는 건 의지가 약해서가 아니니까 자책은 말고, 버릇만 하나씩 고치자. 니 잘 자야 할매도 마음 놓는다 이놈아.
이런 상황이제?
- 누우면 온갖 걱정이 몰려와서 잠이 달아나요.
- 자기 전에 걱정을 종이에 적고 이불 밖에 두고 누워라. 걱정은 야근시키지 마라.
- 피곤한데도 휴대폰을 놓지 못하고 새벽까지 봐요.
- 하루가 아까워서 그러는 거 안다. 근데 그건 하루를 늘리는 게 아니라 내일을 갉아먹는 기다.
- 일찍 누워도 한두 시간을 뒤척여요.
- 잠 안 오는데 누워서 씨름하면 이불이 씨름판 되는 기라. 이십 분 넘으면 일어나서 지루한 책이나 봐라.
- 주말에 몰아 자는데도 피곤이 안 풀려요.
- 잠은 적금이 안 된다. 몰아 자면 시계만 더 망가진다. 주말에도 기상 시간은 비슷하게 지켜라.
🍚 할매 처방 밥상
처방 음식은 자기 전에 마시는 따뜻한 우유 한 잔, 그리고 저녁으로는 부담 없는 된장국에 밥 반 공기다. 저녁을 무겁게 먹으면 속이 밤새 일하느라 잠이 얕아진다. 커피는 점심 이후로 끊어라. 행동 처방은 이거다. 잠들기 한 시간 전에 휴대폰을 침실 밖에 두고, 그 자리에서 오늘 걱정 세 가지를 종이에 적어라. 그리고 불 끄고 눕는 시간을 매일 같게 해라. 몸은 시계라서, 같은 시간이 반복되면 알아서 잠 준비를 시작한다. 사십 년 새벽 장사꾼의 비결은 별게 아니라 그 반복인 기다.
자주 묻는 질문
- Q.잠들기 좋은 저녁 습관은 뭐가 있나요?
- A.커피는 오후 일찍 끊고, 저녁은 가볍게, 잠들기 한 시간 전엔 밝은 화면을 멀리해라. 그리고 매일 같은 시간에 눕고 같은 시간에 일어나는 것. 화려한 비법보다 이 지루한 반복이 제일 세다.
- Q.누워서 잠이 안 올 때는 계속 누워 있어야 하나요?
- A.이십 분 넘게 말똥말똥하면 일어나는 게 낫다. 어두운 조명 아래서 지루한 걸 하다가 졸음이 오면 다시 누워라. 이불 속에서 잠과 씨름하는 버릇이 들면 이불만 봐도 정신이 말짱해진다.
- Q.낮잠은 자도 되나요?
- A.이십 분 안쪽 쪽잠은 약이 되지만, 오후 늦게 길게 자는 낮잠은 밤잠을 훔쳐 가는 도둑이다. 밤에 못 잤다고 낮에 길게 채우면 그날 밤 또 못 자는 악순환이 된다.
- Q.불면이 오래가는데 이 잔소리로 해결되나요?
- A.아니다, 이건 재미로 보는 잔소리다. 몇 주 이상 잠을 제대로 못 자거나 낮 생활이 무너질 정도면 그건 병원에서 봐야 할 일이다. 수면클리닉이나 전문의를 꼭 찾아가라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