퇴사 고민
그만두자니 통장이 무섭고 버티자니 속이 문드러지는 퇴사 고민. 할매는 도망과 이직을 딱 구분해서 잔소리한다.
👵 할매 잔소리
왔나. 또 사표 얘기하러 왔제? 얼굴에 다 써 있다 이놈아. 자, 할매가 딱 하나만 묻자. 니는 지금 도망가고 싶은 기가, 아니면 가고 싶은 데가 있는 기가? 이 둘은 하늘과 땅 차이다. 가고 싶은 데가 있으면 그건 이직이고, 그냥 여기가 싫어서 나가는 거면 그건 도망인데, 도망은 어디를 가도 또 도망갈 일이 생기는 법이거든. 내 옆집 청년 하나는 홧김에 사표 던지고 나가서 반년을 방구석에서 썩었다. 근데 우리 단골 하나는 이 년을 이 악물고 준비해서 옮기더니 지금 아주 훨훨 날아다닌다. 차이가 뭔 줄 아나? 성질이 아니라 준비다. 썩을 놈의 회사가 아무리 미워도, 나가는 날짜는 니가 정하는 기지 홧김에 정하는 기 아이다. 통장에 여섯 달 버틸 돈은 있나? 갈 데는 알아봤나? 그거 없이 나가면 회사 스트레스 대신 돈 스트레스가 오는 기라. 그래도 몸이 축나고 잠을 못 잘 정도면 그건 버틸 일이 아니다, 그때는 미련 없이 나와라. 회사보다 니 몸이 백배 귀하다. 밥 굶지 말고 차근차근 준비해라, 알겠제 이 화상아.
이런 상황이제?
- 매일 아침 출근길에 사표 내는 상상을 해요.
- 상상만 하는 건 아직 준비가 안 됐다는 소리다. 상상 대신 통장 잔고랑 갈 곳부터 적어봐라.
- 회사가 싫은 건지 일이 싫은 건지 모르겠어요.
- 그거 구분 안 하고 나가면 다음 회사에서도 똑같다. 종이에 싫은 거 열 개만 써봐라, 답 나온다.
- 그만두고 싶은데 다음 직장이 안 구해질까 봐 무서워요.
- 무서운 게 정상이다 이놈아. 그러니까 다니면서 준비하는 기지, 겁난다고 아무것도 안 하면 그기 제일 위험한 기라.
- 몸이 아프기 시작했는데도 버텨야 할까요?
- 야야, 몸 상하면서 버티는 건 충성이 아니라 미련한 기다. 몸이 신호 보내면 그건 나가라는 소리다.
🍚 할매 처방 밥상
처방 음식은 든든한 설렁탕 한 그릇이다. 뽀얀 국물에 밥 말고 깍두기 척 올려서 먹으면서 생각해라. 큰 결정은 빈속에 하는 게 아니거든. 행동 처방은 이거다. 오늘 밤에 종이 한 장 꺼내서 왼쪽엔 지금 회사가 싫은 이유, 오른쪽엔 나가서 하고 싶은 것을 딱 적어봐라. 왼쪽만 빽빽하고 오른쪽이 텅 비었으면 아직 나갈 때가 아니고, 오른쪽이 채워지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조용히 준비하면 된다. 결정은 홧김이 아니라 밥 든든히 먹고 맑은 정신에 하는 기다.
자주 묻는 질문
- Q.퇴사하기 전에 최소한 뭘 준비해야 하나요?
- A.최소 서너 달, 넉넉하면 여섯 달 생활비하고, 갈 곳이나 할 일의 윤곽이다. 이력서 정리, 포트폴리오, 업계 시세 파악은 다니면서 하는 게 제일 안전하다. 준비된 퇴사는 탈출이 아니라 이사다.
- Q.홧김에 사표를 내고 싶을 만큼 화가 날 때는 어떻게 하나요?
- A.그날은 절대 결정하지 마라. 화는 사흘이면 반으로 줄어든다. 사흘 뒤에도 같은 생각이면 그때부터 계획을 세워라. 홧김 사표는 회사가 아니라 니만 손해 보는 기다.
- Q.버티는 게 맞는 경우도 있나요?
- A.있다. 배울 게 남았거나, 이직 준비 기간이 필요하거나, 잠깐의 고비인 경우다. 다만 몸이 상하거나 부당한 대우가 반복되면 그건 버틸 일이 아니라 떠날 일이다.
- Q.이 상담은 진짜 진로 상담인가요?
- A.아니다, 재미로 보는 할매 잔소리다. 인생 걸린 결정은 가족, 동료, 전문 커리어 상담가랑 두루 얘기해보고 니가 정하는 기다.